잡담

이러다 요절하지 않을까

아왕롭상갸초 2022. 12. 20. 18:51

어린 시절 우리 학교에서 닌텐도 ds가 대유행을 했었는데 우리 집은 게임기는 커녕 어디서 업어온 중국산 싸구려 장난감 두세개밖에 없어 가진 친구들의 화면을 구경만 했는데 그때는 그게 억만금을 가진 사람들보다 부러웠다

 

그래서 계속 사달라고 부모님께 쫄랐었는데 아버지가 계속되는 칭얼댐에 화가 나셨는지 "그래 이 씨발놈아 그렇게 부모지갑 다 거덜내면서 사러가자" 라고 말하며 오밤중에 내 귀를 잡고 동네를 전력질주했었는데

 

그지랄을 한 십몇분 하다가 결국 집에 들어가 다음날 닌텐도를 구매했었다

 

비록 귀는 시퍼렇게 멍들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선 왜 이딴걸 샀냐, 애가 사달라고 몇날며칠을 지랄하는데 어떡하냐라며 싸우는 어머니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었지만 그때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뭐 이제부터 이야기할 내용에 이딴건 중요하지 않지만 그냥 적어보았고, 당시 닌텐도와 더불어 샀던 게임은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메이플스토리ds 그리고 모여라 커비라는 게임 이렇게 3가지였다

 

그 중에서도 모여라 커비에는 특이한 회복기능이 있었는데

 

별안간 희한하게 생긴 훌라후프 모양의 고리에 들어가면 원펀맨에 나오는 검은정자 군단마냥 떼거리로 모인 커비 군단이 단번에 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지금 내가 그 고리에 들어가고 싶은 기분이다

 

크루세이더 킹즈 2 의 질병 이벤트 중 캐릭터가 어딘가 아프다고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몸이 불편하다라고 불평을 호소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내가 딱 그꼴이다

 

너무 앉아만 있어서 전립선에 무리가 왔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볼때는 아무리 마려워도 바로바로 나오지 않고 봐도 시원치 않고 잔뇨감이 남아있으며

 

그냥 몸 전체적으로 가만히만 있어도 기력이 계속해서 소모되는 기분이다

 

운동은 한개도 안하는데 담배만 뻑뻑 피워대고 맨날 불취식하고 몸에 안좋은 인스턴트만 처먹어서 그럴까

 

몸상태가 나날이 악화되는게 느껴져 최근 많이 우울하고 기분이 몹시 좋지 않다

 

그러면 누군가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금연을 하고 식단조절을 하고 운동을 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 되는 것이 아니냐?" 라고 정론으로 말을 할텐데

 

공부를 열심히 잘하면 누구든지 서울대를 갈 수 있는 시대에 주구장창 놀고 자빠진 학생들이 천지빼까리인 만큼 나 역시 정론을 알고 있음에도 실행하고 싶지는 않다

 

요약하자면 어떤 노력도 시도도 없이 건강하고 강인한 육체를 가지고 싶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