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4

한국어로 번역된 티베트 역사에 대한 대부분의 책을 읽었지만...

그 수가 너무나도 적고 다루는 내용이 한정적이라 티베트에 대한 내 지식은 아직도 일천하기 짝이 없다. 일본사나 중국사의 경우 통사면 통사, 고대사,중세사,현대사 모두 훌륭히 설명한 서적이 나와있는데 티베트 역사만 그런 책이 없어 매우 슬프긴 하지만 만약 티베트에 관심을 품은 다른 이들에게 미약한 도움이나마 되고싶어 내가 읽었던 티베트 역사 서적의 서평을 간략히 남겨본다 1.티베트 비밀역사한국에 정발된 티베트 통사 관련해서는 가장 충실한 내용을 다룬다.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를 아우르는 책으로 특히 저자가 중국 근현대사로 석사를 딴 만큼 근현대사 파트는 매우 탄탄하며, 참고자료 또한 많이 기술해놓았기에 쓰는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다만 서술이 너무 역사적인 흐름이 아니라..

잡담 2021.03.10

좋은 무슬림, 나쁜 민족

티베트어로 무슬림은 ཁ་ཆེ་까체로, 이 단어 자체가 카슈미르인을 의미한다.​오스만 제국의 영향으로 발칸 반도에서는 현재까지 무슬림을 부르는 단어로 "터키인"이 관용어로 쓰이듯이, 티베트에선 "카슈미르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것이다.​정교政敎일치 국가였던 티베트는 역사적으로 불교가 절대다수였고 다른 종교가 차지할 비중은 전혀 없었다는게 대중들의 흔한 인식이지만 그렇지 않다.​티베트는 8세기 경부터 아르바브,네팔,카슈미르의 무슬림들과 지속적인 교류관계에 있었으며 (물론 다수가 카슈미르 출신이겠지만) 이렇게 유입된 라싸의 무슬림들은 티베트 여성의 통혼 등으로 그 규모를 불려가 독자적인 공동체를 형성했다. (편의상 카슈미르계로 칭)​17세기 말 규모가 상당해진 라싸 내의 무슬림 공동체는 당시 티베트의 지배자인..

역사 2021.03.10

중국 공산당 역사관의 모순

19세기 말부터 가속된 청 제국의 혼란화는 13대 달라이 라마에게는 곧 기회였다. 티베트 내에 거류하던 중국인들을 지속적으로 추방하고 *최왼 제도를 파괴하는 등의 대중국 강경정책으로 티베트-중국 외교간 전통적 의례가 전부 유명무실해지고, 중화민국 시대만 해도 중국인들은 전통적 관계의 재수립을 강렬하게 희망하였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시대의 중국인은 구습과의 철저한 단절을 선언하면서 전혀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였다. 그러면서도 모순적이게도 현대의 중국인은 현재의 티베트 중국 관계의 정당성을 역사와 전통에서 찾고 있다. 이른바 티베트 문제가 확대되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자, 중국인 학자들은 조공과 최왼, 공시 관계로 대표되는 역사적 사실을 기준으로 "원래 서장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가설을 입증함으로써 현재의 티베..

역사 2021.03.10

제노포비아 감정에 소모되는 민족

오늘날 티베트에 대한 이해는 티베트의 역사 속에 존재했던 팍빠와 총까빠 등의 저명한 고승들이 각 종단을 이루어 현재까지 수백년간 방대한 지혜를 축척해온 밀교적 교법을 배우고자 하는 승려들이나 전 세계가 중국의 패권주의에 직면한 지금 그들의 폭정 속에 고통받는 비한漢인 이민족으로써 그들의 민족혼과 전통이 공산당을 파괴하는데에 조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반중론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물론 전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자신들의 신앙을 해외에 전파하는건 해외 거주 티베트 승려들이 가장 힘쓰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후자는 일부의 티베트인들이 해외에 망명정부를 차리고 공산당에 항거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티베트의 문화와 전통을 "그들은 중국 내 중국인들과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탄..

역사 2021.03.10